12.1 古代書畵用紙의 原料

 고찰한 표본들의 대부분이 手卷과 冊葉裝인데 모두 背面 表裝을 하였다. 매개 서화의 本幅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송, 원, 명 3代의 收藏家, 鑑賞家들이 題跋하면서 사용한 引首紙에 대하여도 조충하여 연구하였다. 표본들은 모두 연대를 고증하고 전문가의 감정을 거쳤다.이제 고찰한 결과를 다음의 書法, 繪畵 두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중국고대예용지 외관검사결과 一覽表,  pp. 190-191)
(중국 고대회화용지외관검사결과 一覽表, p.192)

 고대기시 제지의 원료는 언제나 시기, 지역의 서로 다름에 따라 변화를 일으키고 품종도 시기가 내려오면서 점차 증가의 추세를 보인다. 그것은 고지의 원료가 시대성, 지역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화용지의 원료의 변화를 밝히면 종이의 연대를 결정하고는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종이의 서화에 대한 연대결정도 쉽게 할 수있다. 우리는 근 50년에 결쳐 건사해본 진, 수, 당, 송의 사본과 문서용지의 원료에 대한 고찰에 의거하여 다음 다섯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마지, (2)목본인피섬유지(구피, 상피 증), (3)죽지, (4)마, 죽, 수피 등 여러 가지 원료를 혼합한 펄프로 만든 종이, (5)환혼지(재생지) 등이 그것이다.
  이번에 고찰한 고대 서화용지는 황혼지를 제외한 기타 4종류는 다 포함되었다. 문헌의 기재에 의거하면 진, 당, 송 의 시기에 등피지, 도초와 맥간지가 존재하였다고 하는데 그 실물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하였다. 이는 금후 종이의 견본의 폭을 진일보 확대하여 분석하는 것으로 입증해야 한다. 여기서는 역대의 서화용지 원료에 대한 각각의 분석을 진행하겠다.
 마지는 중국에서 가장 일찍 서화의 용지로 사용된 종류이다. 지금까지 전세하는 가강 이른 기시의 紙本法書는 고궁박물원 所藏 서진문학가 육기(261-303)의 초서 <平復帖>(圖 12-1)이다. 어떤 이는 이 첩을 "천충紙"라고 감정하였다.2) 그러나 실제로 필자의 여러차례 검사 결과 이 첨는 早期의 마지임이 확인되었다. 연대가 아주 오래 되었기 때문에, 여러차례 표장되었고 섬유는 노화하여 종이의 색상이 회색을 띠면서 간혹 미황색을 보이기도 한다. 종이의 표면은 부분적으로 파열되어 있었다. 고배율확대경으로 관찰하면 <평복첩>의 本幅의 종이표면에는 섬유속이 비교적 많고 심지어는 아직 충분히 叩解되지 않은 麻蠅頭가 있었다. 염의 문양은 나타나지 않고 아광처리도 하지 않아서 종이는 묵이 잘 먹히지 않는다. 총적으로 종이는 상당히 원시적으로 만들어 졌고 또 출토한 漢紙와 비슷하다.
  <평복첩>의 墨迹 禿筆을 이용하여 쓴 章草(草隸)로서 筆意는 古朴하며 육기가 서진의 무제 태시초년(265-269)에 남방 창촉에 있을 때 쓴 편지였다.3) 이 평복첩은 유전되어 암은 것이고 연대를 확실히 고증할 수 있고 名家의 手筆로서 중국에서 지금까지 현존하는 가장 진귀한 지본법서이다. 청말의 우세남은 <북당서초> 권 104에서 <육기집>에서 육운이 육기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집형문위 20권, 서공, 지불정, 한지."라고 한 단락을 내용을 인용해 놓았다. 즉, 육기가 서예를 할 때 屬稿의 용지는 양지가 아니라는 문헌적인 기재이다. 육기가 남방에서 편지를 쓸 때 사용한 종이는 지질에서 북방 曹魏(220-265)시기 유명하였던 좌백지보다 精良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첩과 발굴된 한, 진의 종이 견본품과 비교하였을 때 이런 사실이 더욱 확연해 졌다.
 수, 당, 五代의 법서용지도 역시 마지가 위주였다. 예를 들면, 고궁박물원 소장 당 杜牧(803-852)이 태화 3년(829)의 <장호호시>(圖 12-2)에 題款한 종이도 역시 麻紙이다. 이 종이의 지면은 灰色을 띠고 표면이 평활하며 아주 精細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개별적 부위에 마의 섬유속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오대의 서예가 양영식(873-954)의 저명한 草書 <신선기거법>(圖 4-6을 참조)의 종이도 역시 麻紙를 사용하였는데 深灰色을 띠고 글자와 行間에 섬유속이 남아 있었다. 정세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당, 오대의 서예가들은 창작할 때 마지를 사용했을 뿐만아니라 한, 진의 법첩을 臨摹하여 기교를 연습할 때도 마지를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우세남은 摹왕희지 <란정서>에 題한 거도 역시 마지이다. 색상은 회색을 띠고 섬유속이 있고 정량하게 만들지 못한 것이다. 또 만당 혹 오대에 摹本 구양순의 <복상첩>도 백마지를 사용하였다. 회화는 세상에 남아 있는 작품에서 당 이전의 것은 대개 絹을 사용하였다. 당 이후에 와서야 지본 회화가 나타났다. 신강에서 출토한 당대의 지본 설색화조도는 필자의 검사에 의하면 백마지를 사용하였고 아광처리를 실시하여 표면이 평활하고 부분적으로 백분을 도포하였다. 몇 개의 종이를 연결하여 붙여서 하나의 큰 화면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마지를 이용하여 그린 設色畵는 과거 신강에서도 발굴한 적이 있다. 돈황석실에도 마 재료의 사경지 背面 혹은 정면에 그림을 그린 것이 있다. 그중 일부는 인물화를 그려 놓기도 하였다.
  마지에 이어서 중국에서는 수피지를 발명하였다. 비록 <한서> 채륜전에서 후한시기에 벌써 수피지를 발명하였다고 한 바 있지만 지금 까지 한의 수피지는 目見할 수 없었다. 수피지는 대략 진, 남북조시기에 자리를 잡고 수, 당이후에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지금 접할 수 있는 早期 실물은 모두 이 시기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법서용지를 검사하면서 당초 풍승소의 <난정서> 신룡년 모본이 수피지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종이는 백색에 간간이 옅은 회색을 보이고 표면은 평황하고 아광을 한 듯 싶다. 섬유속은 적지만 紙鬚가 있다. 결론적으로 아주 정세하게 만들어 졌고 수피지가운데서도 상등의 것이다. 동일한 手卷의 다음 폭은 북송 희녕 9년(1076)이 제발한  것이었는데 그 用紙 역시 백색의 수피지 였다.
 兩宋이래 수피지의 제조기술은 날로 정량해져 아주 정교한 大幅皮紙를 만들 수 있었다. 그의 품질, 형제와 폭 등면에서 서화가들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었다. 북송의 저명한 화가 미불은 솔선적으로 수피지에 사용하였다. 그의 法帖인 <苕溪詩>가 바로 아광처리를 실시한 구피지였다. 이 종이는 옅은 회색을 띠고 세밀한 橫의 염의 문양으로 되어 있다. 매개 문양은 0.1cm의 굵기이다. 표면은 평활하고 백분을 실시하여 얇고 긴밀한 것이 아주 정교롭게 만들어 졌다. 이런 종이에 글자를 써도 아주 잘 나간다. 종이의 현재 보이는 특징은 회색바탕에 일부 淺黃色의 黃色의 斑點, 塊모양의 斑點, 束모양의 斑點 들이 있어 마치 밤하늘의 별들같은 느낌을 준다.
  미불의 >담묵추산시>와 소식의 <인래득서첩>도 구피지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첩은 모두 아광을 실시하여 평활하고 수묵성이 좋고 섬유도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 소식의 <신세말획첩>, 송휘종 조길의 <하일시> 역시 수피지이다. <신세말획첩>은 백색의 사이에 미황색을 보이고 백분을 실시하여 명활하고 수묵성 좋고 섬유속도 적다. 정량한 종이에 속한다. <하일시>의 용지도 백색에 미황색을 약간 띠고 평활하며 섬유속이 적고 섬유가 細하다. 종이는 정교하다. 하지만 과거 잘 보관하지 않아 한번 부식한 적이 있는 것 같다. 조길의 <계영첩>은 제발에 쓰는 종이를 사용하여 마치 거울 같이 결백하고 광택이 난다. 종이의 섬유도 아주 세밀하게 갈았고 섬유의 결합도 긴밀한 모양이미치 蠶絲처럼 精美하다. 이 구피지는 송의 종이가운데 佳品으로 송의 높은 제지기술을 대표한다.
  당, 송이래 회화가들은 전에 견을 사용하여 회화던 습관을 버리고 수피지에 그리기 시작하였다. 당대의 유명한 화가 한황(723-787)의 設色圖 <五牛圖>(圖 12-3)는 아마 세상에 남아있는 가장 이른시기의 지본 회화이다. 화면은 5개의 작은 종이로 붙여서 연결하였다. 매장의 종이에 소 한 마리가 있었다. 종이의 표면은 淺黃色에 膚色이 섞여 있고 표면은 평활하고 아광ㅇ르 실시하였다. 섬유속은 많이 보이지 않고 섬유의 분산도 고르롭다. 종이표면에서 랍층을 발견하였다. 1977년 5월 우리는 이 그림을 표장하는 기간 試料를 취하여 현미경 분석을 하였다. 결과 이 그림의 종이는 상피원료를 사용한 것임을 확인하였다.
  송대에 유행되었던 남북 宗派의 산수화, 그리고 密화의 채색회화에 사용되었던 종이는 거개가 수피를 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皮紙였다. 남송 법상(1225-1270)의 <수묵사생소과도> 卷은 폭이 넓은(47.5×81.41cm) 백색의 수피지였고 세밀한 염의 문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宋宣"은 바로 이런 것을 가리킨다. 楊無咎(1097-1169)의 水墨畵 <四海圖> 춘하추동 사계절의 매화를 그린 것이다.(圖12-4) 작자의 題跋에 따르면 이 그림은 건도원년(1165) 7夕의 전날에 그렸다 한다. 圖卷은 여러장의 종이로 이어졌는데 每段의 종이 폭이 37×60cm이다. 염발의 문양은 아주 세밀한데 紋樣間의 거리는 약 1.8cm이다. 종이는 백색을 보이고 표면이 평활하다. 상피를 이용하여 만든 종이였다.  송 이후의 회화지는 거의 모두가 수피지였다. 元代 황공망(1269-1345)의 산수도권, 전선의 <백련도> 등도 그 용지가 상피지였다.
  고대의 서화용지 원료의 변화에서 또 하나의 돌출한 특징은 북송시기부터 신형의 죽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죽지의 기원에 대하여는 앞서 논하였다. 미불은 그의 <서사>와 <평지첩>에서 이에 대하여 이렇게 소개하였다. 그가 50세(1100)때부터 절강의 죽지에 아광을 실시하여 글을 썼다고 하였다. 고궁박물원 소장되어 있는 미불의 >성제시, <한광첩>의 용지가 바로 죽 재료를 섞은 저피지였고 펄프속에 죽 재료의 함유량이 많았다. 미불이 죽지를 이용하여 쓴 이런 작품들은 연대가 명확히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용지의 원료에 근거하여 이는 필히 그의 만년의 작품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종이의 재료를 가지고 서화의 연대를 판단하는 하나의 사례이다. 미불의 <산호첩>(圖 5-1을 참조)도 죽지인데 색상이 淺黃色이고 종이에 죽의 섬유속이 비교적 많았다. 이 첩은 미불이 글자를 써 놓은 다음 또 한폭의 珊瑚畵를 그려 놓았다. 이는 지금까지 中國에서 目見할 수 있는 竹紙에다 그린 그림이다.
   南宋에 이르러 竹紙는 天下에 이름났다. 가태년 <회계지>(1201-1204에 만들어진 책)에서 죽지에 관하여 말하면서 "유독 書를 工하는자가 그것(죽지)을 좋아했다."고 서술했다. 여기서 남송의 서예가들이 죽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當時 서적을 인쇄하는 사람들도 죽지를 사용하여 인쇄하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實物가운데서 북송의 것보다 이른 시기의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대체로 죽지에에 서화를 그리고 그것을 진,당의 墨迹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송이후의 臨摹本이나 안品이다. 이러한 사고에서 출발하여 필자는 舊題 왕희지의 <우후첩>과 그의 아들 왕헌지의 <중추첩>을 검사하였는데 두 개의 첩의 용지는 모두 죽지였다. 前者는 심갈색이고 색상이 좀 둔하고 자연스럽지 않았다. 옛스러운 흔적이 있다. 종이위의 가는 횡의 염발 문양도 진대의 종이가운데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다. 묵적으로 볼 때 두 帖은 모두 鉤摹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결코 원래의 필적은 아니다. <우후첩>은 비록 남송인이 우군(왕희지)의 진품이라고 題跋까지 하였지만 이 첩과 <중추첩>과 같이 사실상 북송이후의 摹本이나 僞品이다. 하지만 早期의 서예용지로서 이 종이는 여전히 문물적인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
  전에 남송안 조희곡은 <동천청록집>에서 "만약 이왕의 진적이 많이는 회계의 縱의 紋樣 죽지이다. 대개 동진이 南渡(남방으로 옮김)한 다음 북지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그것은 우군의 부자가 모두 회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왕이 아직 살아있을 때 죽지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동진이 南渡한 후, 비록 북지를 얻기는 어려웠지만 북지가 사용하는 원료(麻 등)와 기술이 남방에서도 사용하고 있었다.
  당, 송의 사화용지는 단일한 원료만 쓰지 않고 혼합원료의 펄플로서 종이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 <고씨삼도시>는 마, 저의 혼합원료 종이였고 또 그의 <한광첩>의 용지는 죽, 저의 혼합원료 종이였다. 이런 혼합원료의 종이는 예로부터 중국과 외국에 모두 있었다. 이렇게 원료를 혼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원료의 장점을 모두 살리고 종이의 성능을 개선하고 생산의 원가를 낮추려는데 있다. 書畵家들은 자신의 요구에 따라 전문 제지작업실에 가서 주문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있었다. 저명한 화가 서비홍은 본세기 30년대에 사천에서 죽, 마의 혼합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종이를 주문하여 그림을 그렸다. 이 혼합원료에서 죽과 마의 배합비율을 보면 마가 상대적으로 적게 차지한다. 필자는 10여년전에 사천의 협강 종이 작업실에서 일할 때 이런 종이를 시험제작한 바 있다. 실험을 위하여 마 재료의 비율을 크게 하였다. 이리하여 만들어진 종이의 품질은 과연 효과가 고지의 품질보다 뒤졌다. 참으로 옛인들의 지혜가 지금의 훌륭한 전통이 아닌가 한다.
   원, 명이래 종이의 원료는 종류가 다양하고 제조하는 기술도 제고되었다. 하지만 서화계에서는 아직도 피지가 유행되었고 마지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간혹 가다가 죽지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원, 명, 청의 서화용지중에는 그래도 수피지가 주도적 지위를 차지하였다.

 

                  <목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