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지기술사

7.3 女眞族·탕구스트族地區의 製紙技術

여진족(만족)은 우리 나라의 오랜 민족 중의 하나이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동북의 흑룡강 유역과 장백산 일대에 분포되어 있었다. 즉 소위 백산흑수(白山黑水)사이에 자리하면서, 다른 역사시기에 작가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선진시기에는 숙신·수당 때는 말갈·5대 이후에는 여진족으로 발전했다. 여진족의 일부인 완안부는 12세기 초엽에 금조(1115-1234)를 세웠다. 1113년 완안아구다가 부락의 수령직을 맡으면서 "농업에 전격하여 양식을 축적하고 군사를 훈련하고 말들을 길러" 점차 강대해졌다. 금희종(1135-1148)시기, 여진족은 봉건 사회로 과도하기 시작했다. 중원지구 한족의 영향을 받아 여진의 경제와 문화도 발전했다. 여진족의 로동인민들은 한족사람들로부터 한족의 문자와 농업·수공업기술을 배우면서 사회 생산력을 발전, 제고시켰다. 금장종(1190-1208)시기, 경제문화는 매우 큰 발전을 가져왔다.
여진족지구에도 아주 일찍부터 종이 생산을 했는데, 주로 마지와 뽕나무로 피지를 만들었다. 희종시기의 조세 항목 가운데, 피지세가 있었다. 금조 말기, 북방 지역(특히는 산서 남북)은 중국 문화 중심지의 하나였는데, 제지업과 인쇄업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다. 직산의 죽지와 평양(현재의 임분)의 마지는 유명한 수공업 제품이었다. 그 수가 5000권에 달하는 조선의 장경은 평양의 백마지로 인쇄한 것이 있다. 불경이외에 금각의 본의서·자전·시화 사· 극본 등도 인기가 대단하였다.
북경도서관에 현재 소장하고 있는 조성 장경은 항일전쟁시기에 중국공산당 영도 하에 있는 팔로군 전사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무릅쓰고 구해낸 것이다. 이 책의 각본은 정교하고 우수하며 종이의 질도 깨끗하고 두꺼우며 하얗고 표면은 매끈하다. 북경도서관 소장의 서하 흑수성 유적에서 출토된 금각평수판 《유지원제궁조》도 평양백마지로 인쇄한 것이데, 무늬가 좀 굵고 센지 당 5개의 무늬가 들어있다. 이런 평양백마지도 아마 죽련으로 거른 것이 아니고, 북방 특산인 대남 풀이나 망울 초의 대로 만든 지련으로 걸렀을 것이다. 인서업이 분야에서 보면 금각본은 판본학자들부터 선봉이란 평정을 받는다. 그러나 금각본이 출판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나오는 질 좋은 종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조의 어떤 종이들은 가령 금각본 같은 것은 그 질적이 면에 있어서 송대의 제품들과 비길 수가 있다.
금조보다 좀 이른 서하(1038-1227)는 당한족 통치계급이 세운 정권이다. 당항족은 원래 청해와 사천의 서북 일대에 흩어져 살면서 유목 수렵생활을 했다. 당조 초기에 동북으로 천입하면서 감숙의 동부와 섬서의 서북쪽에 이르렀다. 북송 초기, 당항족은 하투지구로 발전하여 하서주랑까지 그 세력을 뻗쳤다. 북송 경덕 4년(1007) 보안에서 무역장을 설치하고 견직물·자기·약재·종이·향료 등으로 당항족의 말·소·양 등 가축과 사향·밀납·모갈·약재·옥석 등을 바꾸면서 경제문화교류를 하였다.
1028년 당항족은 감숙(장야)을 점령하고, 1031년에는 량주(무위)·1038년 당항족 통치자 이원호는 대하정권을 건립하고 흥경(현재의 은천)에 도읍을 정했다. 그리고 감숙·녕하·섬서·몽고의 일부를 점하고 송의 서북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서하라고 칭했다. 이원호는 한어에 능통했는데, 그는 한어 문자의 획수를 이용하여 서하문제의 자근(字根)을 창제해 후에 서하문으로 연역하고 또 한족의 서적과 불경을 대량 번역함으로써 종교와 문화로 통치를 강화했다.
서하에서는 가축·모피 등으로 한족의 경·사·자서와 불교 서적을 바꿨으며 중원지구와 빈번한 경제문화 교류를 진행했다. 그들은 한족 지구의 일부 선진적인 생산기술과 시설들을 도입하여 서하의 경제문화를 발전시켰다. 이 기초에서 서하도 제지생산을 발전시켜 본 지방의 경제문화 발전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과거 여러 해에 걸쳐 출토된 서하 문자로 쓰여진 많은 문서와 각본의 용지는 바로 본 지방에서 생산된 것이다.
북경도서관 소장의 서하 혜종 이병상 재위시기, 천석예성 국경원년 2년(북송 신종희년 3년,4년. 기원 1070, 1071년)의 문서용지도 필자가 검증한 결과 서하에서 제조한 종이였다. 그 중 한 문서는 서하문의 행서로 쓴 심의서인데, 과주(돈황) 관아에서 민간의 사거늘 심사 처리한 내용이다. 이 문서의 용지 원료는 목본인피섬유인데, 무늬가 굵고 종이는 비교적 엷어 숭숭한 구멍이 많다. (그림 7-9) 돈황과 녕하회족자치구 은천 등 지역에서도 서하문서와 불경이 많이 출토되었는데, 인쇄본으로 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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