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지사

1.3. 蔡倫과 제지기술의 關係

앞서 거론 된 것처럼 채륜과 제지술의 關係는 역대에 내려오면서 두가지 견해가 있었다. 하나는 채륜은 종이의 發明者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륜은 製紙術의 改善者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이 두가지 견해는 서로 다른 觀點인 듯 하지만 實은 본질적으로 큰 구별이 없다. 첫 번째 견해는 채륜이 '造意'로 麻材料를 이용하여 종이를 만들었다고 이전하고 두 번째 견해는 채륜이 絮따위 材料로부터 麻材料로 改善하여 종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兩者 모두가 麻材料로서 종이를 만드는데 채륜이 처음이었다는데서 의견의 一致를 보여준다.
필자는 상기 두가지 견해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이는 當代考古學的 실천과 서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채륜 出生 2세기전인 西漢시기에 벌써 麻紙가 존재했는데 2세기 후 사람인 채륜이 처음으로 麻紙를 만들었다는 것은 이론이 설 수 없다고 본다.
마르크스는 "만약 비판적인 工藝史 한 책이 있다면 18세기의 그 어떤 발명도 한사람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¹⁶⁾ 이에 관련 毛澤東도 "人民, 오직 인민만이 세계역사발전의 진정한 동력이다." 봉건사회에서 "오로지 농민과 手工業노동자들이 物質財富와 문화를 창조하는 주요한 계급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채륜과 제지술의 관계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이론을 바당으로 삼아야 한다. 제지술의 발명은 기타 고대 과학지술의 발명과 마찬가지로 어느날 어떤 천재가 일시에 실현한 것이 아니라 노동인민들의 실천경험을 집대성하여야만 비롯되는 것이다.
"후한서"밖에 그 以前의 文獻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채륜이 종이를 발명했다는 명확한 기재를 찾아보지 못하였다. 劉宋시기 范曄이 "후한서"를 撰할 때 대부분 史料를 "東觀漢記"에서 가져 왔다. 그런데 "동한관기"는 東漢 때의 官家에서 編修한 國史이다. 唐나나 때에 '동한관기'는 "正史"로 취급되었다. 唐나라 史學者劉知凡(661-721)의 [史通] 古今正史篇의 考證에 따르면 東漢明帝(58-75년)때 劉珍, 班固에게 命하여 國史를 編纂하였다.이것이 初創의 "漢記"이다. 그 뒤 桓帝元嘉元年(151년)에 다시 崔寔, 曹壽등에게 명하여 "外戚列傳"을 增補하였다. 특히 조수, 延篤 등에게 명하여 "蔡倫傳" 등을 편찬하도록 하였는데 모두 104篇으로 그 제목을 [東觀漢記]라 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는바 최초의 "채륜전"은 151년에 조수, 延篤 등에 의하여 편찬되었다. 이는 채륜이 死亡된지 3년도 되지 않은 때이다.
  [隨書(卷 33) 經籍志史部正史篇에 이런 기재가 있다. "[동관한기]는 一百四十三卷이다.(光武記注로부터 시작하여 靈帝까지이다. 長水校尉劉珍 등이 撰함.)" 隨朝 때 이 책은 아직 빠진 것이 없이 완정하였는데 唐朝로 내려오면서 차츰 분실되기 시작하였다. [舊唐書(卷46)] 經籍志와 [新唐書] 藝文志史部正史類에 "동관한기'를 실었는데 원래의 143卷에서 126-127卷으로 감소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본존하였다. 五代의 전란을 겪고 난뒤 宋代에 와서는 겨우 8卷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別史"로 분류하였다. 元代이래 이 책은 佚書로 되었다.지금 유전되고 있는 '東觀漢記' 24卷은 거의가 輯錄한 것들이다.예를 들면, 淸나라 乾隆 42년(1777)武英殿聚珍版과 四庫全書本(1782) "동관한기"는 明나라 때의 [영락대전]에서 輯錄하였다. 그런데 '永樂大典'을 편집할 때 東觀漢記는 벌써 분실된 후였으므로 편찬자들은 原本을 지 못하였다. 하여 오늘의 東觀漢記蔡倫傳의 문자는 [後漢書] 蔡倫傳의 내용을 인용하였기 때문에 唐, 宋의 책(諸書)들과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있으며 또 잃어버린 原書의 참모습도 찾아 볼 수 없다.
  東觀漢記蔡倫傳의 참된 내용을 보려면 반드시 명, 청시기의 輯錄本들을 떠나서 隨唐시기에 유사한 책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때의 東觀漢記는 비교적 完整하기 때문이다. 隨나라 虞世南(558-638)의 "北堂書抄" 104 卷, 唐나라 歐陽詢(557-641)의 "文藝類聚" 58卷, 徐堅(659-729) "初學記" 21 卷 등을 찾아보면 모두 東觀漢記蔡倫傳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였다. "黃門 채륜이 尙方을 典作하여 종이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蔡候紙'라 한다.('黃門蔡倫, 典作尙方作紙, 所謂'蔡候紙'也.)" 위의 세 사람이 著書(6-7세기)할 당시만 해도 "동관한기"의 大部分原書를 볼 수 있었다. 때문에 그들이 인용한 채륜전은 사실상 原著오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여도 무방하다.
상기 引用文에서 우리는 다음 두가지 사항에 주목하여야 한다. 하나는 東觀漢記에서 채륜이 "尙方을 典作하여 作紙"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典'이란 '主管하다'란 뜻인데 그렇가면 문장은 채륜이 尙方을 주관하여 종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서 종이를 발명했다는 뜻은 찾아볼 수 없다. 다음 하나는 '蔡候紙'앞에 적혀 있는 '所謂'란 두 글자이다. 아마 당시 채륜이 尙方令의 관직을 하고 있엇기에 상방에서 종이를 만들어 조정에 바침으로 드디어 종이를 만드는 것이 보급될 수 있었으므로 채륜이 候에 封한다음 상방에서 만드는 종이를 소위 '蔡候紙'라고 불리게 되었을 것이다.
채륜은 기원57년에 궁중에 宦官으로 입궐하여 78년에 小黃門으로 승진하고 89년에 中常侍에 尙方令을 겸직하였다. 114년에 尤亭候(封地는 지금 陝西洋縣)으로 封 받았고 후에 長樂太僕으로 121년 궁중의 內訌에 말려 들어 飮毒自殺하였다. 채륜은 궁중에서 46년간 "豫參유幄"(軍事機密에 참여함)하여 왕권과 권세 있는 高級宦官들의 총애를 받았고 후에 候를 封받아 貴族의 항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봉건사회에서 채륜과 같은 관료가 직접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방에서 종이를 만들고 소위 '채후지'라고 한 것은 사실상 尙方의 작업실에서 일하는 工匠들이 종이를 만든 것이지 尤亭候 채륜이 종이를 직접 製作한 것은 절대 아니다.
[後漢書] 百官誌에 의하면 "少府, 尙方令, 一人, 六百石. 本注曰: 掌上手工作御刀劍諸好器物. 丞一人."라 하였다. 동일한 책의 蔡倫傳에서는 그의 감독으로 "秘劍등 제반 器械를 만들었는데 어느 하나 정교하지 않은 것이 없어 後世의 法으로 되었다"고 했다. 채륜 生時에 상방에서 銘文이 새겨져 있는 銅器(弩, 刀, 鏡, 등 등)를 감독하여 만든 實物이 出土되었으며 그에 관련된 著錄도 발견되었다. 그 중에는 永元 2年(90), 7년(95)과 元興元年(105)의 銘文이 포함된다.¹⁷⁾ 永初 3-4년(109-110)傾의 文字가 쓰여 있는 종이도 內蒙古額濟納河 연안에서 출토되었다. 이로 보아 中常侍 겸 尙方令으로 있던 채륜의 감독하에 少府의 匠人들의 근면한 노동과 충족한 物力을 이용하여 훌륭한 銅製器械와 植物纖維종이를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었다.
사학자 范曄은 상방에서 銅器를 제조하는 것에 관련하여 채륜이 '監作'하였다는 글자를 썬 것은 무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하지만 상방에서 종이를 만든 것을 취급할 때는 문자를 뜯어고치고 사실을 歪曲하였다. "동관한기" 채륜傳에 "造意(발명)"란 글자를 써서 채륜의 역할을 확대평가한 것이 그것이다. 이 점에서 范曄은 그보다 퍽 후배인 虞世南, 歐陽詢, 徐堅 등 보다 "동관한기" 原文에 충실하지 못하였고 또 實事求是하지 못하였다.
채륜이 종이를 "발명"했다는 것을 宣傳하기 위하여 晉, 南北朝이래 附會(상관없는 일을 상관시키는 것)시킨 이야기들이 나타나기 까지 했다. 예를 들면, 唐의 章懷太子李賢은 "후한서"를 注하면서 晉代羅含의 [湘州記]를 인용하여 "뢰陽縣 북쪽에 채륜候의 저택이 있었고 저택의 서쪽에 石臼가 있는데 말하기를 그것이 바로 채륜이 종이를 만들 때 쓰던 용紙臼이다."고 해석하였다. 채륜이 入宮할 때 불과 열상밖에 안되는데 열살이하의 어린이가 壯年들이 하기도 벅찬 紙의 材料를 가는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淸의 順治년간의 [漢中府志]의 기재에 따르면 청나라 洋縣에 知縣劉美는 심지어 채륜전에 대하여 연구도 없이 "蔡倫墓記"를 썼는데 채륜이 "처음에는 상방령을 하였고 최후로 尤亭으로 封하고 드디어 就封한 다음 이곳에서 사망되었다. 하여 양(洋)현사람들이 제지하는 기술을 전하게 되었다"고 억지로 갖다 부쳤다. 마치 채륜이 封侯된 다음 바로 陝西省洋縣에 居住하여 거기서 사망될 때까지 살면서 제지기술을 전수해준 것처럼 적어 놓은 것이다. 사실 채륜은 封侯받은 후에도 여전히 궁중의 東官(圖書館)에 있으면서 劉珍 등을 이끌고 經史를 교정하는 것을 監修하면서 洛陽을 떠난 적이 없었다.
종이는 西漢 노동인민이 발명하였다. 동한의 노동인민은 서한의 제지기술을 계승하고 그것을 改善하면서 발전시켰다. 東漢和帝 때, 상방령 채륜이 少府尙方 작업실의 충족한 人力, 物力을 동원하여 西漢시기보다 훨씬 精巧한 종이를 감독하여 만들었다. 이것을 元興元年에 황제에게 바치었고 그 뒤로 各地에 보급시켜 "천하의 모두가 이것을 쓸 수 있게 하였다."
그렇다면, 채륜은 製紙史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는가? 그의 역사적 作用을 다음 몇가지로 귀납할 수 있다. (1) 그는 품질이 좋은 식물섬유종이(우선은 麻紙)를 組織하여 생산하였으며 종이 생산을 普及시킨 者로서 歷史舞臺에서 활약하였다. (2) 그는 노동자들이 創造한 토대에서 樹皮(本木靭皮의 섬유)등을 원료로 하여 종이를 생산하도록 조직하였다. (3) 그는 종이를 대량으로 만들어 그것으로 帛簡을 대체할 것을 主張하였다. 채륜의 이러한 活動은 제지술의 발전에 有利하였으며 채륜의 이러한 공헌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지 일괄하여 말살하여서는 안된다.
過去, 봉건통치계금은 늘 노동자들이 집체적인 발명창조로 이룩한 科學技術상의 成果를 帝王將相의 것으로 취급하고 민중의 창조적인 가치를 말살하였다. [周禮] 考工記序에서 보면, "똑똑한 자가 만물을 창조하고 巧者가 그것을 받아 계승하는데 게강은 그것을 工이라 한다. 百工의 일은 모두 聖人이 한 作爲이다. 煉金하여 칼을 남들고 흙으로 器物을 만들고 카를 만들어 육지에서 다니고 배를 만들어 물위에서 다니게 하는 것 모두가 聖人의 所作이다.(智者創物, 巧者術之守之, 世謂之工. 百工之事, 皆聖人之作也. 煉金以爲刃, 응土以爲器, 作車以行陸, 作舟以行水, 皆聖人之所作也.)"라고 鼓吹하였다. [世本], [原物] 따위의 책들에서 말하는 '蚩尤사 冶金을 하였다', '昆吾가 陶瓷器를 만들었다', '儀狄이 술을 만들었다', '蒙括이 筆을 만들었다', 그리고 '채륜이 종이를 만들었다' 라는 것은 바로 노동인민들이 집체적인 창조로 발명한 것을 몽땅 어느 일개의 '智者'의 것으로 귀결시킨 것이다. 이는 唯心주의의 영웅사관으로 제창할 바 아니다.
  그러면서 민중을 우롱하기 위하여 총치계급은 일찍부터 채륜을 "紙神"으로 信奉하였다. 그러면서 祠廟를 세우고 焚香하고 祭祀까지 지내었다. 또 이를 구실로 종이공인들에게 무리하게 金錢과 財物을 요구하였다. 해방전(1949年前) 종이를 생산하는 지역이면 거의 "蔡倫廟"가 있었고 地主, 槽戶(종이 愛好家)들이 이를 미끼로 製紙副業하는 농민들에게서 재물을 요구하였다. 神化된 채륜의 형상은 製紙工들을 精神的으로 통치하는 도구로 되었으며 '채륜묘'는 槽戶들이 결사하는 장소로 되었다.
  해방후 채륜묘는 국민들이 오락을 즐기는 公共場所로 되었다. 製紙業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공산당의 지도하에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일하게 되었으며 迷信을 버리고 革新的인 技術改善을 위한 과학활동을 하였다. 그들은 주인공의 자세로 중국의 제지기술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였다.

<목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