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지사

1.1. 紙未發明前의 書寫材料

  周知하다시피 종이는 인류의 문화생활에서 반드시 없어서는 안될 書寫材料이다. 하지만 自古로부터 사람들이 종이를 書寫材料로 쓴 것은 아니다. 아직 종이를 發明하기 前, 書寫혹은 記事材料는 긴 역사적인 변천과정을 겪어 왔다.
  원시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 사상을 교류하고 경험을 나누는데 주로 말(言語)을 사용했고 입과 귀를 통하여 듣고 記憶하면서 진행하였다. 그 후에 "줄을 매어서 事件을 기억하(結승記事)" 는 방법으로 記憶을 대신했고 歷史資料도 保存하였다. 이 방법은 줄을 크기가 서로 다른 매듭을 만들어서 말을 代替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줄이 매듭지어 있는 것을 보면 매듭을 만든 者의 뜻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結승記事"의 방법은 너무나 簡單하였기에 복잡한 사물들을 표달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 뒤에 "文字畵"라는 것이 나타나 기재하려는 사물을 圖畵, 즉 그림을 그리는 형식으로 표달하였다. 이것은 "結승"하는 것보다 진보적이다. 文字畵는 나무 껍질, 돌, 陶瓷器에다 그렸다. 땅에서 출토된 중국 新石器시대의 채색 陶瓷器에서 바로 당시 사람들의 사상을 보여주는 文字畵를 발견하였다. 文字畵는 후에 점차적으로 文字로 變遷되었다. 早期의 문자는 거의 象形文字였다. 중국의 문자는 상형문자에서 발전된 것이다.¹⁾ 19세기말- 20세기초 까지 河南省安陽殷墟 유적지에서 적지 않는 龜甲, 獸骨에 글자를 새긴 유물이 發掘되었는데 지금부터 약 3천년 전의 문자였다. 이것을 "甲骨文"(圖1-1)이라 한다. "갑골문"은 비교적 발달된 문자이다. 이로부터 중국은 가능하게 夏代(紀元前 12-15世紀)에 벌써 原始的인 文字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商代(기원15-10世紀) 노예주들은 鬼神을 信奉하면서 大小事에 모두 귀신을 부르고 吉凶을 점쳤다. 甲骨文은 대부분 이런 占卦辭를 적은 것이고 一部가 사회경제의 歷史資料이다.       甲이란 거북의 껍질을 가리키고 骨은 소나 羊 등 家畜과 짐승의 肩胛骨을 가리킨다.현재 발굴된 甲骨은 대략 武丁에서 紂나라(기원전 1300-1100년) 때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書面記載이다.
中國新石器시대 말에 紅銅을 冶煉하는 기술을 토대로 銅, 錫을 혼합하여 靑銅을 만드는 기술로 발전하였다. 商代에 들어서 청동기술이 크데 발전하였다. 그 뒤로 西漢까지 청동기를 사용하였다. 청동기의 출현은 文化史에서 중요한 標識로 된다. 일찍 商代에 벌써 문자를 靑銅器에 조각하여 후세에 전하였다. 西周부터 春秋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사건을 청동기에 조각하였는데 그 銘文이 3-400자에 달하였다. 春秋말기에 鄭나라, 晉나라에서는 법률조항을 鼎에 조각하여 놓았는데 이것을 "刑鼎"이라 한다. 이런 "鐘鼎文"은 갑골문에 점괘(卜辭)를 써놓은 것처럼 중요한 史料的 가치가 있다. 예를 들면 毛公鼎, 散氏盤, 號季子白盤(圖1-2) 등에 조각되어 있는 銘文들이 그것이다.
甲骨文, 靑銅器밖에 古人들은 문자를 玉이나 돌(石)에 조각해 놓기도 하였다. [墨子]에 "鏤於金石"란 말이 있는 것을 보아도 당시에 돌이나 청동기에 글자를 조각해 놓는 것이 몹시 유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65년 겨울, 중국 山西省候馬에 있는 東周 유적지에서 수백여 件의 紅色의 顔料를 사용하여 玉版이나 石版에 문자를 새겨 놓은 文書가 출토되었다.²⁾ 이런 文書를 당시에는 "丹書"라고 불렀다. 또한 [左傳]에 襄公 20年의 일히 적혀 있는데, "배표는 처음 노예였는데 그 이름이 단서에 적혀 있다.(初, 裵豹隸也, 著於丹書)라고 하였다. 문자의 내용으로 보아 候馬의 玉, 石文書는 春秋시기 말(前 5세기)에 晉나라의 諸侯國들간에 사용했던 盟書이다. 어떤 玉版은 약 220여자의 글자를 새겨놓기도 하였다. 朱書밖에 墨書도 종이장처럼 얇은 玉版에 써놓았다. 陝西省鳳翔에서 기원전 4, 5세기 때의 石鼓가 출토 되었는데 거기에도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圖 1-3) 石刻문자도 紀念의 性質을 띠고 있으므로 역시 갑골이나 청동기의 문자와 같이 史料적 가치기 있다.
상술한 세가지 문자들중, 갑골은 얻기가 쉽지 않고 金石은 무거우며 功力이 들기 때문에 보급도기가 쉽지 않았고 대량으로 이용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재료들은 또 질이 딴딴하고 감거나 접을 수 없기에 지니고 다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차지하는 容積이 크고 운수하거나 보존하여 관리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중국 古代人들은 이러한 제반 문제점을 고려하여 "簡牘"을 전문적인 書寫자료로 삼았다. 손질한 竹片을 "簡"이라 하고 木片을 "牘"이라 했다. 간독은 漆이나 墨으로 문자를 쓴 다음, 다시 韋(가죽으로 만든 줄)혹은 絲로 엮어 놓는다. 이것을 "策" 혹은 "冊"이라 한다. 簡을 엮어서 冊을 만드는 끈을 "編"이라 한다. [尙書]중에는 "은나라 선인들 만이 典이 있고 책이 있다.(維殷先人, 有典有冊)"고 하였는데 아마 簡冊을 이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러한 記載가 사실이라면 적어도 기원전 13세기경에 벌써 簡牘이 존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간독이 가장 盛行한 시기는 춘추에서 東漢말년(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 2세기까지)이다. 東漢으로부터 간독은 점차 종이로 대체되다가 기원4세기경에는 완전히 종이가 간독의 위치를 獨占하였다.
  간독은 중국 최초의 書籍형식으로 되었다. 冊들을 열독한 다음 그것을 감아서 책장에 놓아 保存하였다. 혹 글자가 흐리거나 똑똑하지 않을 때에는 수시로 새 簡으로 보충하고 글자를 틀리게 썼을 때에는 칼로 긁어내고 다시 쓸수도 있었다. 그리고 금석보다 그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열독하기가 아주 편리하였다. 간독의 재료들인 竹, 木은 값이 저렴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優點도 있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간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주요한 書寫재료로 되었다. 지금까지 流轉되고 있는 先秦古籍들은 최초로 簡冊에 써 있던 것이다.
戰國, 兩漢시기의 간책은 그 길이의 制限이 있었다. 이러한 제한은 後世의 종이나 書籍의 규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王國維선생의 고증³⁾에 따르면, 戰國시기의 簡은 제일 긴 것이 2.4尺(尺은 漢나라때의 계산단위인데 一漢尺은 대략 24㎝에 행당됨.), 다음으로 1.2尺, 0.8尺의 順이다. 兩漢시기의 簡은 제일 긴 것이 2尺이고 그 다음은 1.5尺, 1尺의 順位이고 제일 작은 것이 0.5尺이다. 長簡은 經典을 적었고 短簡은 傳記, 雜書 등을 적었으며 法律은 3尺이나 되는 긴 簡에다 적었다고 한다.⁴⁾ 매개 簡마다 字數는 서로 같지 않지만 대개 22-25字이고 적은 것은 8字 밖에 없는 것도 있다. 戰國시대부터 兩漢시대의 간독은 지금까지 적지 않은 실물유적이 출토되었다. 이는 簡冊制度와 그 당시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實物資料들이다. 1953년 중국 長沙仰天湖에 있는 楚墓에서 42片(根)의 竹簡을 발견하였는데 전국시기의 故物로 판명되었다. 이는 또 가장 오래된 書籍遺物이기도 하다. 1972年長沙馬王堆 일호墓에서 西漢文帝시기의 312片竹簡이 출토되었다. 근년에 들어 甘肅, 湖北 등지에서도 漢나라때의 簡유물이 출토되었다. 그중에는 일찍 散佚되었던 古籍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면, "孫빈兵法"(1972년 山東省臨沂에서 출토된 것), "醫藥簡牘"(1972년 甘肅省武威에서 출토괸 것) 등이 그것이다.
桑蠶業이 발달함에 따라 적어도 春秋 때 벌써 귀족들의 옷감이었던 비단(겸帛)이 書寫의 재료로 되었다. "墨子"중에서 말한 "竹帛에 쓰다(書於竹帛)"라는 데서 알 수있는바, 戰國초년에 이미 帛書와 簡冊이 세간에서 유행되었다. 비단은 치수가 커서 글자를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비단은 문장이나 畵幅의 長短에 따라 마음대로 재단할 수 있고 軸을 만들어 감을 수 있으며 아주 가볍고 열독하기도 편리하다. 이런 감을 수 있는 특성에 따라 "卷"이라는 책을 헤는 수량사가 출현하였다. 一卷은 簡冊一篇 혹은 몇편에 해당된다. 질적으로 볼 때 비단은 우수한 書寫자료임에 틀림없다. 1942년 중국 長沙子彈庫의 초나라 墓地에서 "繒書"가 출토되었는데 문자가 있을 뿐 아니라 圖畵도 있었는데 掠奪당해 지금 국외에 있다. 1973년에 다시 그 묘지에 대한 정리작업중 "人物御龍帛畵" 한폭을 얻었는데 이것 역시 전국시대의 유물이었다. 1972 -73년간 長沙馬王堆의 1호, 2호 漢 무덤에서 기원전 2세기 西漢 초년 때의 帛畵, 帛書 20여종이 출토되었다. 그 중에 "老子", "戰國冊", 天文曆法 등에 관한 책이 있었는데 字數를 합치면 10萬字 이상이다. 그리고 대량의 竹簡, 木牘도 있었는데 醫藥簡 200여片은 문헌적 가치가 아주 크다. 이상 전국, 양한시대의 무덤에서 출토된 帛, 簡들은 아직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당시의 중요한 書寫자료로 竝存하였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帛과 簡은 비록 갑골이나 금석보다 낫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자체의 제한성을 나타내고 말았다. 秦, 漢시기는 과학과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수많은 장편저작들이 이어서 출현되었다. 西漢의 劉歆의 "七略"에 의거하여 편집된 "漢書"의 文藝誌에는 596人의 各種著作總 13269卷 수록하였다. 每片簡牘의 容字量은 많지 않지만 만여자나 되는 책을 簡에 쓰려면 대량의 簡片이 필요되며 다시 그것을 冊으로 編成하면 아주 큰 체적을 차지 하였을 것이다. 전국시대의 저명한 학자 惠施는 길떠나 여행할 때면 늘 五車의 書를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그의 책들은 거의가 簡에 쓴 것이다. 후세사람들이 종종 "學當五車"란 말을 써서 학식이 淵博함을 표현하는데 그것은 바로 혜시의 이 이야기에 연원을 두고 있다.
"史記"의 秦始皇本紀에서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다. "천하의 크고 작은 일은 모두 시황제가 결정하였다. 시황제는 衡石이라고 하는 重量단위로 하는 문서를 결재하였다. 日夜로 보는 문서의 량이 있는데 그 량을 채우지 아니하면 휴식하지 않았다.(天下之事, 無大小皆決於上, 上至以衡石量書. 日夜有呈, 不中呈不得休息.)"고 한다. 이것은 바로 진시황이 정사를 볼 때 결재한 簡牘秦文을 말한다. 책 한첩(輒)을 움직일 때면 石(一石은 약 120㎏가 됨)의 단위로 움직인다. "史記"의 滑稽列傳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漢武帝때 齊나라에 東方朔이란 者가 있었는데 "처음 公車(관직이름)로 長安에 上書하러 왔는데 문서가 三千秦牘이다. 동차는 두 사람을 시켜 받쳐 들게 하였는데 겨우 하였다. ... 상서를 읽었는데 2개월동안이나 읽어서야 끝을 보았다." 만약 동방삭의 秦文을 종이에 썼다면 가볍게 옷주머니에 넣을 수 있었을 것이요, 1-2시간이면 충분히 읽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簡牘에 썼으므로 三千枚가 되고 또 두 사람이 함꼐 들고 두달간이나 읽어야 끝낼수 있었다. 이로부터 우리는 簡牘을 사용함에 얼마나 불편한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간독에 비해 겸帛은 가벼고 보드랍기 때문에 走筆이 쉽고 감기도 편리하여 아주 좋은 書寫材料이다. 하여 簡牘이 사라진지 오래 되어도 書畵用 겸帛은 여전히 장기간 유전 되었다. 簡牘은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民間에까디 파급되지 못한 큰 결점을 가지고 있다. 漢代 당시에 비단(겸) 한匹(2.2×40漢尺)의 가격은 6百餘錢이다. 白素 한필의 가격은 8百餘錢이다. 이 가격을 당시 유통되는 쌀가격과 환산하면 비단 한필은 6石(720漢斤)의 쌀에 해당된다.⁵⁾ 때문에 비단은 소수의 상류계층인들만 享有할 수 있고 보통 백성들은 사용할 수 가 없다. 하여 당시 "貧不及素"⁶⁾란 말이 유행되기도 하였다.
  漢代에 와서 국가가 통일되면서 사회경제와 과학문화가 큰 발전을 가져왔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書寫材料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하지만 서사재료로서 "겸은 비싸고 簡은 무겁기에 편리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여 사회적으로 염가적이고 쉽게 구할 수 있으는 서사재료로서 白簡을 대체할 것을 절박히 요구하였다. 아울러 植物纖維紙의 발명은 바로 어런 수요를 만족시켜 주었다.
  엥게르스는 [자연변증법]에서 "과학의 발생과 발전은 먼저 생산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사회가 기술적인 필요성이 있다면 이런 필요성은 과학의 발전을 촉진함에 있어서 열 개의 대학보다 더 역동적이다."⁷⁾라고 지적하였다. 제지술의 발명은 엥게르스의 관점의 정확성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이다. 종이의 출현은 書寫記事材料의 變遷史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음은 의심할바 없다.

<목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