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지사

中國製紙技術史
潘吉星

1. 서 언

종이(紙)는 일상샐활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생활필수품이다. 책을 읽고 신문을 본다든가 혹은 글자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든가 물품을 포장할 때에도 종이를 쓰지 않는데가 없다. 종이의 응용학적 범위는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날로 커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공업용으로 전기 절연지(絶緣紙), 電纜紙, 濾過紙, 隔音紙, 油氈紙 등이 있고 농업용으로 育苗紙, 蠶種紙, 靑貯紙, 과일 包裝紙 등이 있다. 그 밖에 國防공업에서의 海圖紙, 半導體紙, 防火用紙板등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만약 종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떻했을가, 그것은참으로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종이는 진보적인 사상을 전파하고 새로운 과학 문화를 만들어 갈뿐더러 교육사업을 비롯하여 농업, 공업, 국방건설에서 不可缺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의 생활에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한 종이은 바로 中國古代人이 발명하였다. 製紙術을 비롯한 指南針, 火藥術 및 印刷術은 중국 고대과학기술의 "四大發明"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때문에 제지기술의 기원 및 발전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과학기술사적 視覺에서 그만큼 중요한 의의를 띤다고 본다.
독일의 철학자 마르크스, 엥겔스도 제지술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보였고 중요한 발언을 하였다. 마르크스는 1861-1863년간『政治經濟學批判』이란 저술할 때, 多量의 과학기술사 저작을 읽고 그 독후감을 적어 놓았는데 그중 「기계·자연력 및 과학적 응용」(Die Maschine·Die Anwendung der naturlichen und der Wissenschaft)이란 제목하의 稿本이있다. 이 手稿에서 마르크스는 麻紙의 수공생산으로부터 공장생산과정의 발전사에 대하여 많은 篇幅을 할애하여 고찰하면서 이러한 생상과정은 "機械科程과 化學科程의 結合"¹⁾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 14세기 유럽에서 製紙用으로 쓰인 水磨(Wassermuhle)는 선진적인 것이며 "(아시아에서부터 로마(羅馬)에 水磨가 傳受되었다.) 奧古斯都시기(王朝名?)직전에 로마의 台伯河(?)에서 처음으로 水磨가 건립되었다."고 하였다.²⁾ 여기서 말하는 아시아에서 傳受되었다는 것은 바로 최초로 중국의 발명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마르크스는 『資本論』卷一의 「機械와 大工業」章節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독일의 舊製紙業은 이 분야에서 수공업생산의 전형을, 17세기 荷蘭(지명?)과 18세기 프랑스는 참된 工場手工業의 전형을, 또한 현대 영국에서는 自動生産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그밖에 중국과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수공업과 자동생산의 두가지 서로 다른 고대 아시아의 형식을 보전하고 있다."³⁾
이밖에 麻紙 제조과정에서 겪는 공인들의 비참한 處地를 묘술하였는데 중국 고대의 수공업 제지공인들의 처지도 대체로 이와 비슷하였다.
엥겔스도 『自然辨證法』이란 책을 저술할 때 제지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사에 대하여 연구한 바 있다. 저서의 「科學歷史摘要」는 고대말기부터 중세기말(기원300-1453년)의 유럽기술사에 관한 記述인데 이 가운 이러한 구절이 있다. "... 그밖에 적지 않는 발명과 동방의 발명을 輸入한 것이 있다." 중세기에 벌써 "고대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아직 系統的이지는 못한 과학사실이 존재하였다. 다시 말해 磁針, 印刷, 活字, 亞麻紙, 火藥 ... 등이 그것이다." 또한 동일한 책의 「고대의 발명」이란 章節에서는 "綿紙는 7세기에 중국에서 아랍人들에게 傳受되었고 9세기경에 이탈리아에 輸入되었다." "(植物纖維紙를 예기하면서) 13, 14세기에 이미 폭 넓게 전파되었고 莎草紙(?)는 아랍인들이 이집트를 항복한 뒤에는 다시 사용되지 않았다."고 적어 놓았다.⁴⁾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아랍인들이 중국의 기술을 傳受하여 麻紙를 만들기 시작한 뒤부터 이 技術은 빠른 속도로 오래동안 유행되던 이집트의 莎草(Papyrus)를 대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에서 麻紙技術이 그 이전 時期의 겸帛과 簡牘과 같은 것이다.
中國의 毛澤東은 1939년『中國革命과 中國共産黨』을 著述하면서 "중화민족의 개화사에서 보면 발달된 農業과 手工業이 있었으며 위대한 思想家, 發明家, 政治家, 軍事家, 文學家, 藝術家들이 배출하여 풍부한 문화유산을 남겨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實例들로 지남침, 제지, 인쇄, 화약 등 과학기술의 발명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세계적으로 문명이 가장 최초로 발달한 국가의 하나로서 문자기록으로 고증할 수 있는 약 4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⁵⁾고 지적했다.
本書의 집필목적은 바로 中國古代製紙技術의 起源 및 發展의 歷史를 고찰하고 그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가져오려는데 있다. 이러한 취지하에 필자는 근 15년간 이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로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상, 하 두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上篇은 製紙史通論으로 제지기술의 기원과 역대에 내려오면서 그 발전된 樣相, 그리고 少數民族의 製紙史 및 중국제지기술의 해외로 傳受, 作綜에 대하여 종합적인 고찰을 시도하였다. 下篇은 製紙史的 시각에서 쟁점으로 부각되는 과제에 대한 專門硏究論文 및 調査報告書들이다. 전문연구 논문은 西漢의 상橋紙, 敦煌石室의 寫經紙, 新疆지방에서 出土한 古紙와 古代書畵用紙 등에 대한 과학적인 檢定을 걸쳐서 전문적으로 연구된 성과들이다. 필자는 現存하는 토속적인 수공제지과정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대 제지술의 기술적인 세부과정을 찾아보려 힘을 기울였다. 예를 들면 필자가 鳳翔麻紙, 夾江竹紙, 長安皮紙 등에 대한 현장조사에서 선인의 제지기술의 유산을 찾아 조사보고를 작성 한 것이 그것이다. 상, 하편에서 내용상 중첩되는 부분이 다소 있지만 서로 보충하여 참고할 수 있다.
중국의 제지기술 역사를 縱觀할 때 고대 중국인은 이 영역에서 중대한 발명창조를 하였으며 이로써 인류에 대한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近代에 들어서면서 外勢의 침략과 통치계급의 腐敗로 하여 중국의 제지술은 현저히 낙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新中國이 건립된 후 제지공업은 일정한 진보를 가져왔으나 날따라 발전하는 세계적인 수준에서 아직 많이 뒤지고 있다. 외국의 선진적인 기술을 배우고 전통을 발양하여 제지술에서 새로운 창조의 모습을 기대한다.

<목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