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지사

5.1 天下第一의 竹紙, 良質廣幅의 樹皮紙, 廉價的 "還魂紙"

  제지학적 原理로 본다면 麻를 原料로 사용한 종이에서 樹皮纖維로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의 過渡는 하나의 기술적 進步라고 할 수 있다. 또한 木本植物莖干의 靭皮部位만 사용하다가 植物의 莖干 전체를 사용하여 종이를 만든 것도 하나의 進步라고 본다. 竹紙는 竹의 莖干전체를 사용하며 一連의 複雜한 處理過程을 걸쳐서 만든 종이이다. 竹紙를 만드는 것은 18세기 유럽에서 興起한 펄프(木漿)로 종이를 만드는 기술의 先驅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펄프제지의 원료가 莖干纖維에 속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에서는 벌써 9-10세기경에 竹紙가 대두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竹紙가 진정한 발전을 가져온 시기는 北宋이후이다. 지금까지 발견한 竹紙의 실물도 北宋의 것이 가장 이른 것이다. 유럽에서 최초로 竹을 이용하여 종이를 만든 것이 19세기 70년대이다. 1875년 영국인 로트리치(Thomas Routledge)가 竹을 원료로 하여 제지하는 내용의 小冊子를 발표하였다.¹⁾ 모두 40페이고 竹紙로 印刷하였다. 이 책은 西方에서 처음으로 죽으로 종이를 만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竹紙보다 약 千年 뒤졌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중국의 長江유역과 강남의 여러 지역에서 각종 竹材料가 생산한다. 불완전한 統計에 의하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竹種類가운데서 製紙에 적합한 재료가 50여종이 된다. 竹의 分布가 넓고 산량이 많다. 이런 竹을 재료로 製紙하였다는 것은 제지사상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죽 재료는 纖維管束과 基本組織으로 구성되었고 纖維管束과 그 내부의 導管, 篩管, 細胞孔管壁과 같은 것은 모두 纖維細胞로 조성되었다. 섬유세포의 含量이 총면적의 60-70%를 차지하는데²⁾ 이는 제지용 섬유의 來源이 풍부함을 제시한다. 樹皮로 제지하는 기술이 성숙된 단계에 들어서 나타난 産物이 바로 죽지이다. 蘇軾은 <東坡志林> 卷 9에서 "지금 사람들은 竹으로 종이를 만든다. 이는 古代에 없었던 것이다"고 하여 竹紙는 당시 北宋人에게도 역시 新生의 事物이었음을 보여주었다.
周密은 그의 <癸辛雜識> 前集에서 "淳熙(1174-1189) 末에 竹紙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從(高)의 길이가 數寸이고 횡(闊)의 길이가 一尺 하고도 나머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도 南宋이전에 일부 지역에서는 죽지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어쨌든 간에 北宋시기 남방, 특히 江浙(江蘇, 浙江)一帶에서 竹紙를 생산하였으며 일부 知識人들이게 사용되었고 注目되었다. 北宋의 蘇易簡은 <文房四譜> 紙譜 (986년)에서 "지금 江浙間에 嫩竹으로 종이를 만드는 일이 있다. 이것은 密書를 만드는 것과 같은데 누구도 감히 그것을 열어보지 못한다. 대개 손에 대면 破裂하고 다시 붙지 않는다."고 당시 竹紙의 상태에 대하여 해석하였다. 즉, 北宋기시 최초로 만든 竹紙는 緊密性이 差하기 때문에 粘着力이 약하다. 이는 기술적인 개선을 필요하는 부분이다. 米불(1050-1107)은 <書史>와 <評紙帖>에서 자신은 50년(1100년)부터 浙江의 竹紙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하였다. 미불이 죽지를 사용한 연대로 보아 그때는 이미 竹紙의 질을 많이 改善하였던 때이다. 이 점은 그의 <越州竹紙詩>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越의 筠은 萬杆이 금판같으니 어찌 杭油나 池충을 쓰랴. (竹紙는)巴郡의 烏絲欄(黑罫紙)을 누르고 澤國의 淸華練을 없신보네. 老人이 心目을 즐길만한 믈건이 없는데 殘年에 하늘이 筆硯을 賜하였구나."고 읊었다. 薛道租는 이 詩를 읽고 여기에 唱和하여 "書는 瑩滑하여 碑板과 같다. 옛부터 精紙는 유독 충이라 들었는데 杵로 만든 剡의 竹紙는 빛이 凌亂하여 어찌 區區하게 素練에 書하겠는가"고 읊었다. 이로 보아 米불이 사용하였던 竹紙는 이미 杭郡의 "油拳"과 池州의 "충紙" 등 皮紙들의 아름다움을 凌駕하였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江浙一帶는 宋代에 竹紙를 생산하는 것으로 天下第一이였다. 南宋의 陳유는 그의 <負暄野錄> 卷下에서 "지금 越의 竹紙는 다른 곳의 것보다 월등하다." "어떤 吳人이 越의 竹紙를 取하여 梅天(雨天)에 물에 담구고 건조시키기를 반복한 다음 추(망치로 치다?)하여 浮茸(?)을 제거하면 筋骨이 瑩澈한데 그것을 春膏라고 한다. 그 色은 臘과 같다. 좋은 墨으로 글자를 쓴다면 그 빛을 鑒知할 수 있다. 이는 점차 蜀産(紙)와 비길 수 있다."고 서술하였다. 또한 嘉泰(1201-1204)는 그의 <會稽志>에서 竹紙는 南宋에 와서 품질이 제고되었다는 점을 다섯가지로 지적했다. 즉, 이 종이의 五大優點으로 "工書하는 者들만이 이것을 좋아했다. 그것은 1) 滑한 것, 2) 墨色을 發하는 것, 3) 筆鋒에 적합한 것, 4) 오래 감아두어도 묵이 변하지 않는 것, 5) 좀(두)이 썰지 않는 것이다. 東坡선생(蘇軾)은 海外에서 돌아와 程德孺에서 편지를 써서 杭州의 程益筆百枚, 越州의 종이 二千番을 購入하라고 말하였다. 日常에 사용하는 것이 展手(종이의 종류로서 특히 폭이 보통의 倍나 되는 것)에 半이 된다. 汪聖錫尙書가 成都의 옛집에 소장한 東坡帖이 十卷 있는데 그중 7, 8개가 竹紙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섯 번째 優點이 "唯不두"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좀 誇張한 것 같다. 왜냐하면 좀이 제일 잘 썰어 먹는 종이가 바로 竹紙이기 때문이다. "唯不두"이라 한 것은 아마도 保存한 시간이 짧은 竹紙를 가리켜 말한 것으로 보인다.
  嘉泰의 <會稽志>는 또 "그러나 지금 竹紙가 唯獨 천하에 이름났다. 他地方에서 모방하여 만들지만 같을 수가 없으니 드디어 藤紙로 가린다. 竹紙가운데 上品이 세가지가 있는데 '姚黃' '學士' '邵公' 등이 그것이다.(學士는 太守直詔文館陸公軫이 만들었으므로 얻은 이름.) 이 세가지는 모두 佳品이다. ... ... 王荊公(王安石)이 小竹紙를 쓰기 좋아했는데 그것은 지금의 邵公 모양보다 短小하다. 士大夫들은 翕然히 그것을 배웠다. 建炎(1127-1130), 紹興(1131-1162)이전에 書簡來往은 모두 이것을 사용하였다."고 기재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學士箋" "邵公箋" "荊公箋"하는 것은 대체로 宋人들이 詩詞, 信札같은 것은 書寫할 때 쓰는 작은 모양의 竹紙를 일컫는다. 米불의 <書史>에서도 "나는 늘 越(州) 竹(紙)를 추(글을 쓰다)하는데 光滑한 것이 金版같고 油拳(종이명칭)보다 낫다. 짧게 截斷한 다음 軸으로 入籍하여 十日에 數十(枚)紙를 만들고 거기에 學書作詩한다."⁴⁾
浙江竹紙의 원료인 竹에 관한 古書의 記載들을 보면, 嘉泰의 <紹興志>에서는 "會稽竹은 활촉을 만드는데 적합한 것이다"고 기재하였다. 아마도 禾木科茅竹(혹은 毛竹, Phyllostachys edulis)을 가리키는 것 같다. 淸代乾隆시기에 간행된 [紹興府志](1792年)의 <物産志>을 보면 이 곳에는 전통적 産物인 苦竹(Arundinaria densiflora Rendle), 淡竹(Phyllostachys puberula makino)이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지금 會稽에서 그것을 삶아서 종이를 만드는 者가 있는데 모두 竹紙이다."고 설명했다. 이로 보아, 宋代는 역시 이와 같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거론되는 竹들은 모두 禾本科竹亞科에 속한다.
古宮博物館所藏米불의 <珊瑚帖>(26.5×47cm)과 王羲之의 <雨後帖>, 王獻之의 <中秋帖>은 모두 宋人의 摹本이다. 필자의 검정 결과에 의하면 이들은 모두 竹紙이다. 그중 米불이 사용한 것이 會稽지방의 竹紙일 가능성이 크다. <珊瑚帖>의 用紙는 淡黃色을 띠고 表面이 平滑하며 아光을 거친 것이다. 米불은 종이 表面에 珊瑚를 그려 놓았다. 이런 종이들의 纖維束은 흔히 皮紙보다 많다.(圖 5-1)
宋元시기의 竹紙는 書寫道具로 쓰일 뿐아니라 印刷하는데도 大量使用되었다. 活字版印刷術의 發明과 과학문화의 발전은 모두 印刷業을 크게 興起시켰다. <郡書考索, 後集> 卷 26에 이런 기재가 있다. "景德 2年(1005) 5月戊申에 眞宗은 國子監에 와서 圖書庫를 檢閱하면서 祭酒邢昺에게 지금 書版이 얼마 있냐고 물었다. 昺이 대답하기를 國初에 4千이 안되었는데 지금은 十餘萬 있고 經史正義가 모두 具備되어 있어 書板이 많이 備置되어 있다고 하였다." 40여년간 書板이 25배 增加하였다는데서 그 발전 속도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宋元의 刻本은 浙江杭州, 福建建陽, 四川의 成都와 眉山, 江西의 佶州 등 지역을 中心으로 하여 官刻, 私刻, 坊刻 등 몇가지로 나눈다. 그중 國子監本이 가장 精良하다. 福建本은 가장 널리 流轉되었는데 이 刻本에 사용된 종이는 대부분이 竹紙였다. 예를 들면, 北京圖書館所藏南宋乾道 7年(1171)의 <史記集解素隱>, 紹興戊晨(1148)의 <毘盧大藏>, 元代至元 6年(1269) 建陽鄭氏積城堂刻 <事林廣記>(圖 5-2), 元天曆庚午(1330) <王氏맥經>, 至順壬申(1332) <唐律疏議> 등은 모두 福建本이다. 이들에 대한 필자의 鑑定 결과 모두 竹紙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北宋明道 2年(1033) 兵部尙書胡則이 印刷한 <大悲心陀羅尼經>(每張 크기가 39.4×55cm)은 傳世하는 비교적 精良한 竹紙刻本이었다. 또 咸淳 2年(1266) 적砂藏本 <爬羅蜜經>도 역시 질이 좋은 竹紙로 刊印하였다.
建本에서 竹紙를 사용한 外宋元시기 他地域刻本들도 竹紙를 사용하였다. 北宋元祐 5年(1090) 楊洲刻本梵夾裝 [鼓山大藏]중의 <菩薩瓔珞經>이 竹紙를 사용한 예이다. 그리고 元代刻本中에도 죽지를 아주 많이 사용하였다. 그 실례로 元代大德 5年(1301) 적砂藏 <大乘密嚴經>, 大德 3年(1229) 江西信州刻本 <稼軒長短句>, 大德 <海南志>(廣州刻本) 등이 竹紙로 인쇄하였다. 그중 공刻本 <稼軒長短句>는 괜찮은 竹紙를 사용했다. 宋元시기 竹紙의 製造技術은 대체로 本書 제6장에서 제기한 <天工開物>에서 서술한 바와 유사하다.
  이 시기는 純粹竹으로 製紙하는 것밖에 또 竹 원료와 其他 원료를 혼합하여 만든 펄프로 製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하나의 새로운 發明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古宮博物館所藏米불의 <公議帖>, <新恩帖>에 대하여 鑑定해 본 걀과 竹과 麻의 混合原料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 그의 다른 帖들인 <寒光帖>은 竹과 楮皮의 혼합원료였고 <破羌帖跋>은 죽과 기타 원료가 혼합된 것을 함유하고 있었다.
  北宋蘇易簡 <文房四譜> 卷 4의 기재에 따르면 "浙(江)人은 麥莖, 稻杆으로 종이를 만든 는데 이 종이는 매우 脆薄하다. 麥藁, 油藤으로 만든 것은 매우 훌륭하다." 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北宋(10세기) 때 벌써 麥稈, 稻草 등으로 종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일찍 어떤 이는 1521년에 중국에서 最初로 製紙用稻草에 대하여 기록하였다고 제기하였다.⁵⁾ 이는 중국에서 稻, 麥으로 제지한 年代를 뒤로 밀어 놓은 것이다. 사실 北宋시기는 竹으로 製紙하였을 뿐아니라 麥稈(밀대), 稻草(벼짚)를 이용하여 제지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可能하였다. 세계적으로 草類를 가지고 처음 종이를 만든 것은 중국에서였다. 유럽은 1857-1860년 傾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스페인초(Stipa tencissima)를 이용하여 종이를 만들었다. 바로 로트리치가 스페인과 북아프리카에서 野生하는 草本植物⁶⁾을 이용하여 제지할 것을 提唱할 때는 벌써 중국보다 800년 늦은 시기였다.
宋代竹紙는 그 興起와 함께 그의 경제적 優越性도 誇示하였다. 紙質을 改善시킨 다음 신속히 前代에 盛行하던 麻紙, 藤紙를 대체하였다. 이로써 漢代이래 장기간 원료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했던 麻紙는 이 시기부터 衰落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北方, 南方에서 麻紙를 계속하여 생산은 하였다. 蘇軾은 그의 <東坡志林>에서 "川紙(四川의 종이)는 布頭機의 나머지를 취하여 經系, 緯系의 구속을 받지 않고 그것을 익혀(治) 종이를 만들었다. 이름을 布頭箋이라 하는 이 종이는 天下에 이름 높았다."고 기재하였다. 이런 "布頭箋"은 바로 麻紙를 가리키는 것이다. 또 예를 들면, 金代山西平陽(지금의 臨汾)에서 刊刻한 所謂 "平水版" <劉知遠諸宮調>가 있는데 이것도 마지로 인쇄한 것이다. 元代浙江의 宮刻本 <重校聖濟總錄>(1299-1300)은 樹皮와 麻原料를 혼합하여 만든 종이였다. 晉, 唐시기에 盛行했던 藤皮紙도 原料資源의 제한성으로 하여 점차 淘汰되었다.
宋元시기에 제지영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한 紙種은 竹紙와 皮紙였다. 주로 書畵, 刻本과 公, 私文書, 契約 등에 많이 사용되는 종이는 皮紙인데 그 산량의 증가, 품질의 제고 등 面에서 隨唐五代를 크게 능가하였다. 송대의 畵家들이 寫意(화법의 一派) 혹은 工筆(密화의 畵法)한 그림을 그릴 때 畵面材料에 대한 기술적 요구가 매우 엄격하였다. 그런데 많은 서예가들은 점차 皮紙를 즐겨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미불의 <苕溪詩>(1088)와 <淡墨秋山詩>, 蘇軾의 <人來得書帖> 등이 그것인데 이들은 모두 아光을 실시한 楮皮紙였다. <苕溪詩>의 종이는 白色鑛物粉까지 바른 것이었다.
  이밖에 桑皮紙를 사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소식의 <三馬圖贊>, 黃公望의 <溪山雨意圖>(29.5×105.5cm) 등이 桑皮紙이다. 이밖에 李建中의 <貴宅帖>, 소식의 <新歲末獲帖>, 趙佶의 <夏日詩>, 法常의 <水墨寫生圖>, 宋人의 <百花圖>, 郭후의 <雪漁圖> 등 宋代畵家들의 書畵는 모두 楮皮紙였다. 그리고 元代李간의 <墨竹圖>, 趙孟부의 <從騎圖>, 朱德潤(1244-1365)의 <秀野軒圖>, 張遜의 <雙鉤竹>(1349) 등 書畵들도 모두 樹皮材料의 종이였다. 이런 종이는 흰 색상을 띠고 표면이 光滑하고 細橫의 簾紋이 있으며 纖維束이 적고 섬유의 結合이 均一한 것으로 모두 上等紙이다. 그런데 米불의 <高氏三圖詩>는 麻와 楮를 혼합한 펄프로 만든 것이다. 그의 다른 帖인 <韓馬帖>은 또 麻紙였다. 이런 상황은 宋元書畵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宋元의 刻本들을 고찰하면 여러 가지 皮紙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경도서관 소장 北宋開寶藏의 <佛說阿維越致遮經>(973年刻, 1108년 刊行)이 바로 高級桑皮紙인데 兩面에 臘을 실시하고 黃色으로 染色하였다. 南宋中期의 廖氏世采堂刻 <昌黎先生集>은 細薄, 白色의 桑皮紙이다. 南宋景定元年(1260)에 江西佶州刻 <文苑英華>, 咸淳 <臨安志>(약 1270)와 元代茶陵刻本 <夢溪筆談> 등은 楮皮紙를 사용하였다. 이밖에 杭州刻宋版 <文選五臣注>, 南宋臨安府刻 <漢官儀>(1139), 四川眉山刻本 <國朝二百家名賢文粹>(1179), 몽골 定宗 4年(1248)刻本 <證類本草>(圖 5-3) 등도 모두 皮紙를 시용한 것이다. 宋元시기의 寫本도 피지를 사용한 것이 있다. 司馬光의 <資治通鑒>稿本, 북송 元豊元年內府寫本 <景祐乾象新書>, 남송 淳熙 30年(1186) 內府寫本 <洪範政鑒> 등이 皮紙를 사용한 사례들이다. 그중 <洪範政鑒>은 楮皮紙를 사용하였다. 1966-1967년 절강 瑞安慧光塔에서 발굴된 북송 明道 2年(1033) 雕板 <大悲心陀羅尼經>은 桑皮紙를 이용하였다.
  송원시기, 제지원료의 來源을 擴大, 생산 原價를 낮추고, 材料의 利用限度를 최대한 높이기 위하여 故紙(낡은 종이)를 紙槽(발?)에 넣어 펄퍼를 만든다. 그것을 다시 新펄프속에 섞어서 再生紙를 만드는 공예기술을 採用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를 옛날에 "還魂紙"라고 불렀다. <天工開物>(1637)에서 竹紙를 말하면서 "그 廢棄하는 紙는 朱墨汚穢를 씻어낸 다음 浸爛(물에 담구어 완전히 풀어지게 하는것)하여 紙槽(?)에 넣고 다시 종이를 만든다. 이렇게 하면 종전에 삶고, 洗滌하던 과정을 省略하여 힘은 절약하고도 여전히 종이는 만들 수 있고 消耗도 적다. ... ... 이름하여 還魂紙라 한다."라고 환혼지에 대하여 자세히 해석해 놓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언제부터 이런 종이를 만들기 시작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이 책의 作者宋應星이 지적해 놓지 않았다. 하지만 일찍부터 있었다는 것은 추론할 수있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實物標本은 歷史博物館所藏北宋乾德 5年(967)寫本 <救諸衆生苦難經>이다. 1964년 필자는 이 종이에 대하여 화학실험으로 감정한 결과 麻紙였고 또 펄프속에 아직 완전히 叩解되지 않은 故紙의 殘片까지 있는 것으로 미루어 再生紙임을 확인하였다. 1977년 필자는 북경도서관 소장 남송 嘉定年(1208-1224) 江西刻本 <春秋繁露>를 검사하였다. 결과 楮皮紙였고 펄프속에는 故紙를 함유하고 있었다.
再生紙에 관하여 우리는 <천공개물>보다 더 일찍 나타난 記載를 발견하였다. 元人馬瑞臨의 <文獻通考> 卷 6에 남송 때 湖廣(湖南, 廣州)지역에서 紙幣 "會子"( "湖會")를 만드는데 還魂紙를 사용하였다고 지적하였다. 原文은 "湖南漕司를 하는 擧人의 落卷(불합격자의 답안), 그리고 훼손된 抹茶引의 故紙應副를 根刷한 다음 抄紙하여 會子를 만든다."고 기재하였다. 필자가 陝西長安縣 등 지역에서 본 民間製造 재생지의 제조과정으로 미루어, 兩宋시기에 환혼지를 만드는 과정은 대체로 다음 절차와 같다.
  故紙→ 먼지, 잡것을 제거→ 濕潤→ 소다액으로 삶는다→ 도爛(?)→ 洗滌→ [再次 도]→ 재료를 섞는다→ 抄紙→ 乾燥→ 完成品紙. 그중 소다液으로 삶는 것은 故紙에 있는 墨迹, 기름때 같은 것을 除去하기 위해서있다. 단순히 고지의 펄프로 재생지를 만들면 종이의 强度가 약하다. 때문에 반드시 적당량의 新鮮 펄프를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목 차 >